지난 주 금요일(2월10일) 긴급으로 올라온 KT의 스마트TV 인터넷 접속 차단에 대한 기사를 보면서 떠오른 생각이 있어 몇자 적어봅니다.
 

[긴급]KT, 오전 9 삼성 스마트TV '차단'

지난 주 금요일 오전 9시부터 트래픽 과부하라는 이유로 삼성 스마트TV에서 KT망을 이용한 인터넷 접속을 차단을 했다. 스마트TV에는 와이파이가 내장되어 있어서 그 동안은 무선공유기를 이용해 인터넷 접속이 가능했고, 이를 이용해 사용자는 TV에서 검색, SNS 등을 이용할 수 있었는데, KT에서 이를 원천적으로 막아버린 것이다.


스마트TV 인터넷 차단 이유가 트래픽 과부하 때문일까?

내 생각에 ‘트래픽 과부하’는 표면적인 이유일 뿐인 것 같다. 리모컨의 사용성 문제 때문에 실제로 TV에서 검색, SNS 이용에 필요한 문자입력이 어렵고, 스마트TV의 보급률 자체도 현재는 높지 않지만 사용자 또한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원래 인터넷 접속이 안되던 TV에서 인터넷 접속이 가능해졌으므로 약간의 트래픽이 발생을 했을 수는 있겠지만, KT가 주장하는 대로 통신망 Black out을 유발할 만큼은 아니라고 보고 KT가 삼성에 요구하는 바도 망 사용에 대한 대가(사용료 지불 등)은 아니라고 본다. 향후 스마트TV 보급률이 매우 높아지고, TV를 통한 인터넷 사용률이 높아진다면 얘기는 달라지고, 제조사에게 사용료를 받으면 수익적인 부분에서 나쁠 것은 없겠지만 문제의 핵심은 아닌 것으로 생각한다.
 

그렇다면, KT가 원하는 것은?

예전 유선인터넷 사업 초기 시절, 다음, 네이버가 한창 뜰 때 통신사업자들도 포털을 운영하는 케이스가 많이 있었는데, 유선인터넷 사업 특징 상 포털 서비스 사업의 경우 개방성이 강해서 살아남지 못하고 지금은 고객서비스 차원에서 운영을 하고 있는 상태다.

 

이동통신 사업의 경우에는 유선 인터넷 같지 않게 WIPI 이전부터 플랫폼을 독자적으로 운영하고 Walled Garden 정책을 피면서 무선인터넷 사업에 대한 독점적 지배권을 가지고 있었지만, 이제는 스마트폰의 대중화로 인해 애플과 구글에 넘겨주고 통신사는 Bit Pipe로 전락하고 있는 상태이다.
 

그런데 통신사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바로 권한의 축소와 Bit Pipe로의 전락. 이로 인한 경쟁심화 및 수익성 악화이다. 그래서 끊임없이 다른 서비스를 시도하고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노력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제 남은 것은 TV

통신사 입장에서 PC, 휴대폰은 이미 되돌릴 수 없는 상태가 되어 버렸고, 이제 남은 것은 TV 시장일 것이다. IPTV가 대중화된지 오래고, 각 가정에는 통신사에서 지급하는 셋톱박스가 들어가 있는데, KT는 이를 이용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부가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것이다.

 

SK의 경우에는 PC 및 휴대폰 시장에서 다양한 시도를 했고 성공한 케이스도 있다. 인터넷 쇼핑으로 11번가라고 하는 쇼핑 플랫폼이 있고, T store라고 하는 앱스토어를 가지고 있으며활성화가 많이 진행된 상태인 것이다. 하지만, KT는 SK 대비 제대로 된 것 하나 없는데, 이런 상황에서 경쟁사를 무리하게 따라잡으려 한다면 비용도 많이 들고 사업의 성공여부도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일 수 밖에 없다. 때문에 TV 쪽에서는 선점을 해야겠다는 의지를 보이며 제조사를 견제하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결국 KT가 원하는 것은 올레TV를 컨텐츠, 쇼핑, 어플리케이션 등을 서비스하는 서비스 플랫폼으로 만들고 싶은 것이다.

예전에는 지상파 수신이 잘 되지 않아 TV를 보기 위해서는 지역 케이블에 가입하거나, KT 올레 TV, SK 브로드밴드(구. 하나TV) 등 유선통신사업자가 운영하는 IPTV서비스에 가입해야만 했다. 하지만, 올 연말이면 아날로TV 종료 / 디지털TV로의 전환이 의무적으로 시행되기 때문에 굳이 그러지 않아도 된다. 이는 케이블 방송사업자와 IPTV 사업자에게 큰 손해가 아닐 수 없는 것이다.

정책도 안 도와줘, 삼성, LG도 눈에 걸려, 애플/구글도 TV 시장에(엄밀하게는 셋톱박스) 들어오려고 하고 있고...이래 저래 경쟁관계가 기존 타 통신사와의 가입자 유치전을 넘어서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그나마 기 가입자 확보라는 경쟁우위를 가지고 있을 때 TV에 대한 새로운 변화의 물결 속에서 선점을 위해 올해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아마도, KT는 올 상반기 내에 올레TV를 현재 최신 영화나 찾아보는 서비스에서 서비스 플랫폼으로 고도화하여 내놓고, 이를 안정화하는데 힘을 기울일 것이다. SK나 LG도 분명 같은 행보를 보이겠지...

아무튼, 통신사업자에게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인 것은 분명한 것 같다.